A형간염은 5~6월 기승을 부린다.
질병관리본부가 최근 3년간 A형간염환자를 월별로 집계해 보니 5~6월이 전체 환자의 31%를 차지했다. A형간염 환자 10명 중 3~4명이 오뉴월에 발생한다는 얘기다. 그 이유는 봄이 되면 야외 활동과 해외 여행이 많아지면서 A형간염 바이러스와 접촉할 기회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A형간염은 A형간염 바이러스(HAV)의 감염에 의해 발생한다. 전염력이 매우 높아 여러 사람이 한꺼번에 걸리는 경우가 많아 과거에는 유행성 간염이라고 불렸다. A형간염 바이러스는 감염자의 대변으로 배설되기 때문에 대변으로 오염된 물이나 음식, 조개류 등을 먹을 때 감염된다.
A형간염의 특징은 어릴 때 감염되면 가벼운 감기 정도로 앓고 지나가는데, 성인이 되어 걸리면 그 증상이 훨씬 심해진다. A형간염 바이러스에 노출되면 평균 4주간의 잠복기를 거친 후 증상이 나타난다. 초기에는 감기처럼 열이 나고 전신피로감, 근육통이 생기며 식욕이 떨어지고 구역질이 나타나 감기몸살이나 위염으로 오인하는 경우도 많다. 그 후 소변 색깔이 콜라색처럼 진해지면서 눈 흰자위가 노랗게 황달을 띠게 된다. 심하면 간부전이 발생할 수 있으며, 드물게는 사망할 수도 있다.
초기에는 감기와 구분하기 어렵지만 감기 증상이 있으면서 식욕저하, 피로, 온몸에 힘이 빠지는 권태감이 심하고 속이 울렁거리는 경우 한번쯤 A형간염을 의심하고 병원을 찾아 가봐야 한다. 증상이 심하면 입원해 안정을 취하고 약물치료를 하면서 회복될 때까지 경과를 봐야 한다.
A형간염은 급성간염만 일으키고 만성으로 진행하지 않는다. A형간염을 예방하려면 손을 깨끗이 씻고 물을 반드시 끓여 먹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A형간염 바이러스는 85도 이상으로 가열하면 죽는다.
가장 확실한 예방법은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다. 보통 예방백신을 한 번 접종한 후 6~12개월이 지난 뒤에 추가 접종하면 95% 이상에서 항체가 생겨 예방이 된다.
심정수